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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서포 김만중의 종교론 을 지은 김만중의 종교론에 흥미가 생겼는데 꽤 독특하다. 모든 종교는 불교의 변형이라고 한다. “송나라 이후 불법은 쇠퇴해서, 선(禪)이 변해 유(儒)가 되었다.” “불법은 한나라 때 동쪽으로 전해져, 당나라를 거쳐 송나라에 이르면서 그 조잡한 것은 도가가 되고, 정밀한 것은 유가가 되었으며, 그 나머지는 거의 없어지고 말았다.” “근래 서양의 예수교라는 것도 불교의 하승(下乘)을 모방하여 교리를 만든 것이다.” - 김만중, 더보기
카를로 긴즈부르그: 미시사와 초-거시사 가 워낙에 유명해서 카를로 긴즈부르그는 보통 "미시사"의 대표적인 학자로 불린다. 하지만 이건 그 자신의 명명이라기보다는 당시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 미시사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긴즈부르그가 자주 인용되고 불려다녔던 상황과 관련이 깊다. (그 스스로는 "나는 내가 미시사가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동료들이 그런 말 쓰는 거 보니까 멋있어 보이더라"는 식으로 쓴 적이 있다.) 그러나 박사논문인 의 후반부를 보면 긴즈부르그는 명백히 단일 자료에 대한 "미시적"인 분석을 넘어서는 비교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에서도 이런 욕망은 군데군데에서 드러난다. 이때는 이미 중견학자라서인지, 질주하고 싶지만 꾹 참고 있는 훈련된 사냥개 같은 느낌이지만.) 그러나 1980년대에 (국내 미출간)을 내면서 긴즈부르그는 폭주한다. 한 .. 더보기
18세기 프랑스의 포르노『계몽사상가 테레즈』의 종교론 혁명 직전의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였던 는 당시 유행하던 포르노소설이지만 계몽사상을 대중적으로 전파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이 신나게 섹스를 하다가, 중간중간에 철학적인 일장연설을 하다가 그게 기-승-전-쾌락만세로 넘어가면서 다시 섹스를 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스토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테레즈는 수녀원에서 생활하다가 친구와 고해신부의 SM을 엿보고, 후견인인 원장신부와 귀부인에게 자위행위와 육체적 쾌락의 진리에 대해 배우고, 파리에서 연인인 백작을 만나서 임신의 두려움 없이 쾌락을 즐길 수 있는 궁극의 테크닉에 도달한다. 이 작품에 대해서 문학비평 쪽에서는 여성의 욕망을 긍정하고, 풍자적이나마 '계몽사상가'로서의 여성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라는 평가가 있다. .. 더보기
책이 없는 "기록의 나라" - 강명관,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내 전공 영역은 동아시아의 근세종교사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같은 시대 유럽문화사다. 그 중에서도 이른바 "책의 역사"라고 하는 것을 특히 좋아해서, 그쪽 관련된 연구가 나오면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는 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핫한 주제는 역시 프랑스혁명을 전후한 시기에 책이 어떻게 유통, 수용되어서 당시 사람들의 사상이나 문화, 여론에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이다. 즉, 책과 혁명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하는 문제다. 당시 출판문화에 대해서는 계량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료도 많고, 지식인으로부터 대중에 이르기까지 어떤 책이 어떻게 읽혔는가에 대한 연구도 풍부하다. 그러다보니 내 주된 연구 대상인 조선후기 종교사에 대해서도 "책의 역사"에서 이루어진 방법론이나 성과들을 적용하면 좋겠.. 더보기
[발제] 지그문트 프로이트, 『토템과 터부』 (1913) 『토템과 터부』에 실린 네 편의 논문들은 민족 심리학의 난제들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작업이 빌헬름 분트와 취리히 정신분석학파(칼 융의 학파)를 비판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이 시기는 학문적 동지였던 프로이트와 융이 미국 여행 이후 결별한 직후이기도 하다. 프로이트는 1913년 5월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이 책은 내가 쓴 것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가장 뛰어난 책이, 어쩌면 최후의 훌륭한 책이 될 거 같은 느낌이 드네. (…) 이 책은 국제학회 전에, 『이마고』 8월호에 발표될 것이고, 아리안적이고 종교적인 모든 것을 끊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네.” (1912) 프로이트는 당시에 가장 단순하고 원시적인 문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오.. 더보기
[발제] 지그문트 프로이트, "강박 행동과 종교 행위" (1907) (1907) 19세기 말에 심리학과 민족학 등의 분야가 발달하면서 신경증 환자의 강박행위와 종교의례의 유사성이 지적되기 시작하였다. 강박행위는 특정한 일상 활동에 사소한 것을 보태거나, 제한하거나 각색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행동은 비슷비슷한 방식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기도 한다. 환자는 이런 행위를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며, 방해받거나 남들이 곁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여기에는 특정한 행위를 “해야 한다”는 강박 이외에도 어떤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금제도 포함된다. 신경증 의례와 종교 의례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 행위에 태만할 경우 불안에 휩싸인다는 점, 다른 행위와는 완벽하게 분리된다는 점(틈입이 철저한 금제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세부 .. 더보기
[발제] 찰스 테일러, 『헤겔』 4장, "의식의 변증법" 1. 『정신현상학』에 대하여. 2부는 헤겔의 초기 주저작인 『정신현상학』에 대한 해설이다. 찰스 테일러는 예나 시기 말(1806-1807)에 쓰인 이 책이 이후 “헤겔 체계의 도입부”라고 평가하고 있다. 헤겔의 사유 체계는 모든 부분적 현실이 절대자에 의존해 있고, 절대자는 이 부분적 현실들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 의식은 우리를 세계에 대립하고 있는 개별적이고 유한한 주체로 여긴다. 반면 정신의 관점은 우리가 세계 속에 표현된 정신의 담지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상 의식의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절대적인 지식에 이를 수 있는가? 『정신현상학』은 자연적인 일상 의식을 주의 깊게 검토함으로써, 그것이 모순으로 인해 부서지고, 자신을 넘어서 보다 적절한 형.. 더보기
[발제] 지그문트 프로이트,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 이 책은 프로이트(1856-1939)가 사망 직전(1938)에 출간한 마지막 저서다. 1927년 이후 프로이트는 개인의 정신구조에 대한 관심을 넘어 자신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사회적, 역사적인 집단심리에 적용하는 작업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는 『토템과 터부』 저술 당시부터 표명된 프로이트의 종교 이론을 확장, 완성한 것이었다. 그러나 1937에 먼저 발표된 “이집트인 모세”와 “모세가 이집트인이었다면”에는 정신분석학적인 내용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고, 유대인의 고대사에 대한 유사역사학적인 가설들만이 소개된다. “이집트인 모세”에서 프로이트는 “가족로망스”에 대한 자신의 이론과 제자 오토 랑크의 영웅신화 분석을 바탕으로, 모세가 이집트인이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일반적으로 영웅신화는.. 더보기
브루스 링컨, “제2차 세계대전에서 현재까지(아마도 조금 더)” (『신화 이론화하기』 7장) 이 장은 신화에 대한 과거 학자들의 담론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상당히 구체적인 신화 연구 방법론을 제시한다. 링컨은 그를 위한 출발점으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화학자들인 뒤메질, 엘리아데, 레비스트로스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신화에서 성스러움에 대한 시원적 감각(엘리아데), 인간 정신의 기본 구조(레비스트로스), 인도-유럽인에게 고유한 3기능 이데올로기(뒤메질)을 발견하였다. 주로 초기 뒤메질의 영향을 받은 엘리아데는 “인도-유럽인”의 특권적 위치를 강조하는 뒤메질의 관점을 더욱 밀고 나가서 이들을 근대인들이 상실한 “우주적 종교성”과 연결시켰다. 한편 인류가 성스러움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게 한 “역사의식”은 히브리인들이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보았다. 이것은 아리아족-셈족을 대비시키는 19세.. 더보기
앙시앵 레짐의 비선실세들 로버트 단턴의 재밌다. 1749년 루이 15세를 비판하는 "저항시"가 퍼지면서 일어난 "14인 사건"에 대한 연구서다. 여기에 인용된 시들을 보면, 박근혜, 김기춘, 최순실은 어디에나 있었구나 싶다."제 백성들의 것을 탕진하는 비겁자, 제가 저지른 악행 탓에 조만간 끝장날 그대, 어느 대신과 탐욕스러운 여인의 노예, 루이, 하늘이 그대에게 정한 운명에 귀 기울이라.""미친 듯이 탕진하는 저들에게 그대의 보물창고가 열렸다. 그자들은 그대의 백성을 약탈하고 그대의 금고를 바닥냈다. 그대의 권태로운 쾌락을 되찾아주기 위해서가 아니요, 제 자신의 추악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 역경에 처한 그대의 나라는, 루이, 그대가 만든 것이라. 곧 그대에게 닥칠 폭풍우를 보게 되리니 두려워할지라." (2016. 12. 8.. 더보기
한국인은 단일민족? 다음과 같은 글들을 보면 "한국은 단일민족"이라는 관념이 대체 언제부터 일반화된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조선인은 단일 민족과는 거리가 멀다. 조선인을 보면 몽골계-주로 퉁구스계-가 유럽계와 섞인 것처럼 보이는데 일부 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반도의 최초 거주자들이 서쪽 아주 먼 곳에서 왔다는 가정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일차적 요소에 1)북쪽과 그 지역 포구에 오랜 세월에 걸쳐 자리 잡게 된 중국계, 2) 인도네시아.폴리네시아계와 뒤섞인 말레이계, 3)일본계 등이 차례로 더해지게 되었다. 원시 시대에는 사실 육지보다 바다를 통한 이동이 더 수월하였다(이는 어디에서나 확인된 사실이다). 그리하여 일본이 아시아 대륙 남쪽이나 혹은 말레이 군도에서 떠나온 선인(船人)들과 같이 다양한 인종에 속하는 사람들에.. 더보기
[발제] 김성례, “무속전통의 담론 분석: 해체와 전망” 발제 김성례, “무속전통의 담론 분석: 해체와 전망”(《한국문화인류학》 22, 1990.) 한 승 훈 김성례는 레이몬드 윌리엄스의 “선택적 전통(selective tradition)” 개념을 빌려, 무속을 종교적 현상 자체로서보다는 “역사의 모순이 전개되고 드러나는 하나의 문제틀로서 접근”하겠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어떤 역사적 조건 속에서 무속을 ‘전통적’이라고 하는 인식이 형성되었는지 살피고 그 담론의 양식들을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해체란, “당연하게 느끼고 사고하는 것을 멈추고 그 인식들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무엇을 표상하는가를 규명하는 일”이다. 무속전통은 공간적으로는 한국 문화의 기층(base)에, 시간적으로는 그 기원(origin)에 위치하고 있는 원형적 전통으로서 이미지가 형성되어 왔다.. 더보기
[발제] 이안 해킹, "인간유형들의 루핑(고리)효과" 발제Ian Hacking, "The Looping Effects of Human Kinds"(ed. by Dan Sperber, David Premack and Ann James Premack, Causal Cognition: a multi-disciplinary debate, NY: Oxford University Press, 1995) 한 승 훈 이 글은 이안 해킹(Ian Hacking)이 “Making Up People"(1986)을 쓴 지 10년 만에 발표된 것이다. 여기에서 해킹은 인간을 분류하는 행위가 분류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다시 그 부류의 인간에 대한 지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는 ”루핑효과(looping effect)" 개념을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 또 하나.. 더보기
최종성, <동학의 테오프락시>(민속원, 2009) 2, 3장. 최종성, 『동학의 테오프락시』 2, 3장 한 승 훈1. 한국종교사의 유형론적 구조와 동학의 위치 2장에서는 기존 한국종교사 연구에 있어 동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다룬다. 지역 종교사로서의 한국종교사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개별 종교전통의 역사, 즉 한국불교사, 한국기독교사, 한국유교사, 또는 한국무속사 등을 각각 서술하고 그 합을 한국종교사로 파악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유형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한국종교사의 각 국면을 다루는 것이다. 특정한 제도종교의 배경을 전제하지 않는 종교학에서의 한국종교사 연구는 주로 후자의 접근법을 취해 왔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정진홍과 윤이흠의 유형론이 대표적이다. 정진홍은 한국의 종교문화가 가진 ‘해답의 상징체.. 더보기
우스다 잔운, <암흑의 조선>, 1908. 무녀 관련 서술. 일본 언론인인 우스다 잔운이 강제병합 전인 1908년에 한국의 문화에 대해 쓴 을 틈틈히 읽는다. 번역본인 줄 알았는데 당시에 나온 그대로 영인해서 가격은 4만원대;; 아니 저작권도 죽은 책 영인한 게 왜 이 가격인가 싶어서 사진 않고 빌려왔다. 중간에 꽤 많은 한국 민담들이 실려 있어서 그동안 주로 민담이나 구비문학 연구하는 사람들이 종종 인용하던 책이다. 물론 그것도 재밌지만, 구한말 문화에 대해 꽤 세밀하게 쓴 책이기도 하다. 물론 시각은 "와 이 '요보'들 야만성 쩌네요ㅋㅋㅋㅋ"라서 민족주의자라면 혈압 오를 부분이 많지만. 사실 제목부터가 헬조선스럽다.('요보'라는 말은 '조센징'보다 훨씬 센 인종차별발언이다. 당시 한국인들이 서로를 부를 때 쓰던 "여보"랑 늙어서 비실비실한 모습을 나타내는 일본.. 더보기
Sherry B. Ortner, Theory in Anthropology since the Sixties [발제] Sherry B. Ortner, Theory in Anthropology since the Sixties (Comparative Studies in Society and History Vol. 26, No. 1, 1984) 한 승 훈 도입부에서 오르트너는 당시 분열, 파편화된 인류학계에 대한 에릭 울프Eric Wolf의 지적을 인용한다. 당시 인류학계는 학파나 진영, 이론적 소속에 대한 의식이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르트너는 이런 상황을 임계성liminality의 표현으로 받아들인다. 범주가 해체되는 당시의 무질서는 또 다른 질서의 형성을 위한 토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에 나타난 새로운 질서 혹은 경향을 표현하는 상징이 바로 "실천practice(action, praxi.. 더보기
반란의 현상학 반란의 현상학-Jonathan Z. Smith, “Birth Upside Down or Right Side Up?” (1970)- 조너선 Z. 스미스의 “Birth Upside Down or Right Side Up?”은 1968년에 “질서와 혼돈(Order and Chaos)”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이다. 이 글은 단행본인 Map Is Not Territory (1978)를 통해 출판되었다. 스미스는 훗날 발표된 자서전적 에세이에서, 이 논문을 자신의 독특한 방법론인 “반란의 현상학(Phenomenology of Rebellion)”을 정립한 첫 번째 글로 평가하고 있다. 1) 접근방식/방법론 이 시기 스미스는 엘리아데의 종교학에 대한 비판적인 논문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었다. 그가 .. 더보기
러셀 T. 맥커천, 김윤성 옮김, 종교연구 길잡이, 한신대학교출판부, 2015 간만에 권할 만한 종교학 입문서가 번역되어 나왔다. 학부 강의에서 많이 쓰는 종교학사 책들은 19세기 학자들 얘기만 하다가 엘리아데쯤에서 끝나곤 한다. 그런데 이건 부록까지 만들어서 최근 연구자들을 다루고 있다는 게 맘에 든다. 물론 '입문서'로서는 약점도 있다. 저자가 태생적으로 키보드 워리어라(...) 정보를 제공하는 일과 비판하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힘들어하는 게 안쓰러울 정도다.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거 같은데 괄호 안에서는 까고 싶어서 안달나 있는 것처럼 보인달까. 그런 점도 재밌긴 하지만. 그리고 쉽게 설명한다고 드는 예들이 다 미국 문화에서 가져온 사례들이라 오히려 이해를 방해한다(!) 다행히 번역자께서 워낙 공을 들이신 덕에 쉽게쉽게 읽힌다. 이 책에는 엄청난 장점이 하나 있는데, 순.. 더보기
초월번역! 일본학쪽 저널에서 나온 논문 하나를 읽는데 엄청난 번역문구를 하나 발견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대로 금사(錦舍)의 활약이 컸습니다. 특히 총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금사가 일본과 인연이 있으므로 (일본이) 혹시 무구를 건네준 것인가? 또는 일본 군대의 백업이라도 있었던 것인가, 하고 조선에서 일본의 상황을 듣고 싶어 하는 상태입니다. 이에 보고 드립니다." (정응수, 조선 후기의 해상진인과 정경(鄭經) 부자, 일본문화학보 58, 2013, 371-372.) 1675년 대마도주가 에도막부에 보낸 조선 사정에 대한 보고서다. 여기에서 말하는 '금사'란 당시 대만을 점령하고 청나라에 맞섰던 정경(鄭經)을 말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 내용은 정경이 조총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그가 일본의 지원을 받고 있는.. 더보기
『서유견문』에서의 예수와 연금술 1895년에 나온 유길준의 『서유견문』의 종교 부분을 읽는데 생각보다 자세하고 재밌다. 불교, 이슬람,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선주민 종교까지도 다루고 있다. 특히 예수에 대한 부분은 묘하게 왜곡된 정보인데 외부인의 관점에서 보면 저렇게 보이겠구나 하고 납득이 가기도 한다. (번역은 허경진 역, 서해문집, 2004 기준) 하나님이 이 세상에 도가 없는 것을 긍휼이 여겨 자기 아들을 내려보내 가르침을 베풀려고 하였는데, 천신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나타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기의 정기를 동정녀 마리아에게 내려보내 사람의 관계가 없이도 임신하게 하였다. 그가 한 아들을 낳으니, 이가 바로 예수다.그가 가르침을 펼치는데, 그 말씀이 고명하고 술법도 신기하였다. 눈먼 자가 눈을 뜨고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기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