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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김수로왕의 저주- 수릉왕묘의 의례론 1. 수로왕묘와 수릉왕묘 가야(가락국)의 수로왕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수로왕의 무덤에 대한 얘기입니다. 수로왕에 대해서는 부족장들이 “구지가”를 불러서 왕을 요구했다는 유명한 신화가 있지요. 부족국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왕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신성”과의 갈등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저는 이걸 히브리성서의 사무엘기와 비교해서 살펴보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림”이 아니라 “무덤”을 먼저 이야기하는 건, 그런 신성한 왕의 죽음 이후 그가 묻힌 땅이 의례적으로는 어떻게 다뤄지는가를 먼저 살펴보고 싶어서이지요. 수로왕은 199년 3월 23일에 158세로 죽었습니다. 오래도 살았네요. 나라 사람들이 부모가 죽은 것처럼 슬퍼하며 대궐 동북 평지에 빈궁殯宮을.. 더보기
『정감록鄭鑑錄』의 경쟁 『정감록鄭鑑錄』이라는 건 대략 18세기 초의 기록에서부터 등장하는 도참서圖讖書 가운데 하나입니다. 도참은 세계나 국가 등의 미래에 대한 동아시아적 예언으로, 이런저런 종교적 요소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원래 정감록은 이런 수많은 도참서 가운데 하나였으나, 나중에 워낙에 유명해지는 바람에 도참서 자체의 대명사처럼 되었습니다. 다음 오늘날 학자들이나 호사가들이 이용하는 『정감록鄭鑑錄』의 대본은 대개 20세기 초에 출판된 것들입니다. 1913(大正2)년에 아유가이 후사노신鮎具房之進이 “총독부 학무과 분실에 있는” 『정감록』과 『무학기無學記』를 필사하고 해제를 달아 놓는 등 일찍부터 조선의 도참서는 일본인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백승종, 『한국의 예언문화사』, 푸른역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