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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

마이산 탑사

지난 6월에 진안 마이산의 탑사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곳이라 카메라를 사자마자 달려갔었지요.



부재자 투표를 한 덕에 지방선거일 시간이 남았다.
간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진안 마이산에 있는 탑사에 갔다.

그림입니다.


탑사는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입구에 있다.
경내에는 무수한 돌탑이 쌓여 있다.
돌탑이라고 해서 보통 사찰에 있는 파고다나 스투파가 아니라,
한국 산길 구석구석에서 볼 수 있는, 막 쌓은 돌맹이탑을 말한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돌탑은 크기도, 수도 압도적이다.

그림입니다.이런 탑들을 쌓은 것은 이갑룡 처사(1860~1957)라는 인물이다.

그림입니다.
그는 부모의 죽음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전국의 명산을 다니다가,
25세에 이 마이산으로 와서 생식을 하며 수도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아 만불탑을 쌓게 되었다는 것이다.
탑들을 완성하는 데에는 30년이 걸렸다.

이갑송 처사는 만불탑과 삼불미륵 외에도 신들의 계시를 받은 30권의 "신서"와 재앙을 막는 부적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외에 유불선을 "삼합"했다고 하는 등 전형적인 신종교 지도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주는데,
좀 더 자료를 찾아볼 일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의 탑들은 팔진도법을 적용하여 폭풍이 불어서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면 대단한 일이다.
적어도 돌 쌓는 게 직업인 나의 아버지는 "그럴 만하다"고 감탄하셨다.

그림입니다.


그림입니다.
탑은 손가락만한 것부터 사람 키를 몇 배나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림입니다.
대웅전도 탑들에 둘러쌓여 있으며,
대웅전 뒤에 있는 가장 거대한 탑이 바로 아래의 "천지탑"이다.

그림입니다.
주민들의 말로는 이갑송 처사가 이 탑을 쌓기 위해 축지법을 썼다고 한다.
이런 구조물을 돌맹이만으로 무너지지 않게 쌓다니, 꼭 축지법이 아니라도 그보다 더한 재주다.
 
그림입니다.그림입니다.
개개의 탑들은 대개가 남근석처럼 보이는 등, "마을미륵"의 형상을 하고 있다.
실제 이갑송 처사는 "삼불미륵"을 조각해서 탑 사이에 모셔놓았다.

그림입니다.삼불미륵단
그림입니다.귀여운 삼불미륵.

그가 돌탑을 쌓고 또 미륵을 만들어 기도했다는 사실은 탑사와 미륵신앙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그의 제자에 의해 경내에 조성된 불상 역시 미륵불이다.

그림입니다.그림입니다.
또한 탑들 사이, 대웅전 아래쪽에는 "섬진강 발원지"라는 용궁이 있다.

그림입니다.
탑사는 여러 가지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자주 들르지만 매번 새로워서 좋다.
카메라 사면 맨 처음 답사오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아래는 짜투리 사진들..

그림입니다.누군가가 절벽에 놓은 신장상. 실제로 보면 손가락만하다.

그림입니다.역시 절벽 위에 올려진 작은 불상. 누가 어떻게 올렸을까?

그림입니다.진안군에서 관광지로 개발하느라고 이래저래 꾸며놨는데, 이런 닭(?)도 모셔놨다.

그림입니다.다람쥐들이 많이 뛰어다녔다.



그림입니다.
2010. 6. 2. 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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