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 잡담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드마이어의 <문명>5와 '세계종교 패러다임' 2013년 8월 12일 http://mcconeghy.wordpress.com/2013/08/11/world-religions-in-sid-meiers-civilization-5/ 어느 양덕후 종교학자가 쓴 "에서의 세계종교". 문명5의 종교시스템의 특징은 명목상 어느 종교를 선택하는지 상관없이 자기 문명의 종교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건데, 이게 세계종교패러다임(WRP)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준다는 거다. 난 문명1부터 해 온 올드유저지만 이번 확장팩은 안 해 봤는데, 종교시스템이 좀 이상해 진 거 같더라. 기독교만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로 세분화된 건 뭐 그렇다 치고, 새로 생긴 '개혁교리'의 항목들이 너무 기독교 중심적이다. '복음주의'라든지, '예수회 교육'이라든지. 이게 무슨 의미냐면, 상기.. 더보기 "조선의 성상과 성상파괴" 관련 페북 메모들 2012년 9월 16일 세상이 흉흉할 때 이런저런 괴담이 도는 건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기록적인 기근을 겪고 있던 1671년 겨울 어느 날, 조선에서는 남관왕묘의 관우상이 피눈물을 흘리고 홍제동의 돌미륵이 저절로 움직였다. 지금 홍제역 뒤에 있는 홍제동 돌미륵은 석상이 아니라 돌벽에 부조된 마애불이다. 그러니까 불상 위치가 조금 바뀐 정도가 아니라 학교 괴담에 흔한 '움직이는 초상화'처럼 꼼지락거렸다는 말이 되겠다. 관우상이 피눈물 흘렸다는 얘기는 처음 봤는데, 즉각 연상된 건 세계 각지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성모상이었다. 요즘 유교의 신상(神像)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학자들의 논쟁에만 주목했는데, 물질로서의 신상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도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2012년 10월 15.. 더보기 한국과 오키나와의 "물러난 미륵" 한국에도 창조신화가 있는가? 서구의 신화학자들이 하도 세계창생신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대는 통에 새삼 주목받게 된 한국 무가(巫歌)들이 있다. 대표적인 걸로는 한반도 본토의 “창세가”류와 제주도의 “천지왕본풀이”류가 있는데, 양자는 많이 닮았다. 『한국의 창세신화』(길벗, 1994)를 쓴 김헌선에 의하면 이들 무가의 내러티브 속에는 “일월조정” 신화소와 신들의 “인세차지경쟁” 신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일월조정”은 해와 달이 여러 개 떠 있는 상황을 태초의 신들이 어떻게 처리했는가 하는 거고, “인세차지경쟁”이란 인간세상을 차지하고자 두 명(가끔 세 명)의 신이 경쟁을 하는 이야기다. 웹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대중적으로 꽤 알려진 듯하다. 천지왕의 자식인 대별왕과 소별왕이 꽃 피우기 경쟁을 하는.. 더보기 이능화와 용과 공룡의 알 이능화와 용(龍)과 공룡의 알 일제시대의 학자인 이능화의 종교 연구서 중에 하나인 『조선신사지(朝鮮神事誌)』(1929)의 17장은 신라의 신화들을 다루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6절, 용(龍) 신화를 다루고 있는 부분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이능화는 『삼국유사』의 탈해왕조에서 석탈해가 자신의 내력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인용한다. 탈해가 스스로 말했다. “나는 본래 용성국(龍城國) [일연의 주 : 용성은 왜의 동북쪽 1천 리에 있다] 사람으로, 우리나라에는 일찍이 28용왕(龍王)이 있었는데 사람의 태에서 나왔으며, 5, 6세 때부터 왕위에 올라 만민(萬民)을 가르쳐 성명(聖命)을 올바르게 하였습니다.” 여기에 대한 이능화의 태클. 용이 사람의 태(胎)에 의해 태어났다는 석탈해(昔脫解)의 이야기.. 더보기 막스 뮐러의 하늘과 엘리아데의 하늘 막스 뮐러의 하늘과 엘리아데의 하늘 막스 뮐러는 언제나 종교학사의 첫머리, 혹은 몇몇 ‘선구자’들에 이은 본론의 첫머리에 위치한다. 동시대의 틸레나 드 라 소세이 역시 그를 종교학의 창시자로 여겼다는 사실도 지난 시간에 확인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뮐러식의 종교학은 거의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 못하다. 우선 그가 주로 의지하였던 언어-어원학적 방법이 (주로 타일러와 랑 등의 비판에 의해) 설득력을 잃었고, 그 방법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후계자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언어질병설’로 대표되는 막스 뮐러의 이론체계 전반은 오늘날 종교학도들에게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특정한 주제에 대한 막스 뮐러의 한 가지 설명을 동일한 주제에 대한 후대의 종교학자 엘리아데의 설명과 .. 더보기 [잡담발광] 데카르트적 명상 1. 생각의 역사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각하는 사람들의 결론들을 모아 놓은 역사, 말하자면 철학사나 윤리교과서 따위에 있는 역사입니다. 다른 하나는 생각하는 방법의 역사, 즉, 나와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동일한 조건 속에 처해 있었던 사람들이 경험한 생각의 모험을 다시 경험하려는 관점입니다. 2. 서로 다른 전공을 한 사람들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 보자는 이 “잡담” 기획에서, 우리는 맨 처음으로 데카르트의 을 읽기로 하였습니다. 근대 철학의 원점에 있는 이 책의 원래 제목은 입니다. 보통 “제일철학에 대한 성찰”, 혹은 “성찰” 까지만 불러 주니 서구에서는 보통 이라고 불렀고, 일본 학자들에 의한 번역 제목이 , 한국에서는 이걸 따라 이라고 불르고 .. 더보기 정신분석과 의례구조 2006년, 독립과제연구에서 지라르와 프로이트를 읽고 쓴 글. 들어가는 글 말년의 프로이트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종교였다. 그는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 『토템과 터부』 등의 저서에서 반복적인 강박신경증과 종교 사이의 관련성을 고찰하였다. 강박신경증 환자들이 보이는 의례적인 행위는 본질상 종교적 의례 행위와 동일하다. 태초에 아버지를 살해한 형제들은 살해 직후의 죄의식 때문에 아버지와 동일시된 토템 동물을 죽이거나 먹지 않는 규정을 세운다. 그러나 이런 엄격한 규정은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토템 동물 살해 속에서 일시적으로 해제된다. 『토템과 터부』에서 재구성된 이와 같은 종교의 기원은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에 적용된다. 살해된 모세의 종교는 유대인들의 은폐 로 구비 전승 속에 남아 있다가 훗.. 더보기 공(空)과 식(識)의 이중운동 프랑스철학 수업에서 쓴 글. 들어가는 글 종교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철학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으로서 구조주의를 접하고부터 나에게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구조주의 언어학에 의하면 언어는 엄격한 구조적 형식을 가지고 있다. 한편 라캉에 따르면 무의식 역시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 또한 레비스트로스는 사회적 관계, 문화적 관계, 언어적 관계가 구조적으로 같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사회, 문화, 언어로 구성되어 있는 종교 역시 언어학적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에 대해서는 이미 몇 가지 시도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신화연구와 비교종교학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신화를 내재하고 있으며 모든 수준에 공통된 논리적 구조로 보았다. 또한 에드문드 리치는 일상적인 논리와 신화논리를 구분하고 있다.. 더보기 무당 신데렐라와 죽음의 연회장 21살 때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엑스터시 읽고 쓴 레포트. 강의를 통해 민담을 분석하는 세 가지 방법을 살펴보았다. 그 중 신화로서의 민담 읽기는 이전에 살펴본 테마인 마녀사냥과 가장 깊은 연관을 가진다. 종교개혁과 마녀사냥을 통해 당시 유럽에 널리 퍼져있었던 민중적 제의가 기독교에 의해 정복당했다. 그 성과는 그 이전까지 전해내려오던 이야기들에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마도 신화의 형태였을 그 이야기들은 민중종교적 성격이 제거되면서 기독교화되거나 단순한 '옛날이야기'로 변질되었다. 까를로 진즈부르크는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걸친 연구를 통해 그 신화적 요소들을 찾아내고 있다. 신화의 세계는 대칭성을 갖추고 있고, 고도로 균형잡혀 있다. 신화는 그런 세계에 결손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신화의 영웅들은 그 결.. 더보기 윤회란? 사밧티 교외의 제타 숲에서, "세존이시여, 세존의 제자들이 해탈했을 때 그들은 어디에 가서 태어나게 됩니까?" "바차고타여, 어디에 가서 태어난다는 그런 것과는 다르니라." "그러면 세존이시여, 그들은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바차고타여, 어디에 가서 태어난다든지 태어나지 않는다든지 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에서 빗나간 생각이다." 바차고타는 말한다. "이에 나는 무지에 빠졌다" "바차고타여, 그러면 내가 묻겠으니 생각나는대로 대답해 보라. 만약 이제 그대 앞에서 불이 타고 있다 한다면 그것을 어찌 생각하겠는가?" "그것은 세존이시여, 다만 불이 타고 있을 따름입니다." "바차고타여, 그대의 말이 옳다. 그러면 그 불은 왜 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그것은 나무가 있으니까.. 더보기 김수로왕의 저주- 수릉왕묘의 의례론 1. 수로왕묘와 수릉왕묘 가야(가락국)의 수로왕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수로왕의 무덤에 대한 얘기입니다. 수로왕에 대해서는 부족장들이 “구지가”를 불러서 왕을 요구했다는 유명한 신화가 있지요. 부족국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왕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신성”과의 갈등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저는 이걸 히브리성서의 사무엘기와 비교해서 살펴보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림”이 아니라 “무덤”을 먼저 이야기하는 건, 그런 신성한 왕의 죽음 이후 그가 묻힌 땅이 의례적으로는 어떻게 다뤄지는가를 먼저 살펴보고 싶어서이지요. 수로왕은 199년 3월 23일에 158세로 죽었습니다. 오래도 살았네요. 나라 사람들이 부모가 죽은 것처럼 슬퍼하며 대궐 동북 평지에 빈궁殯宮을.. 더보기 유교는 종교인가? 2004년에 쓴 글입니다.“유교는 종교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쓴 쪽글입니다.아직 본격적으로 종교학에 입문하기 전에 쓴 글이라,온갖 개념을 엉망으로 쓰고 있군요. 흠흠. 나는 공자를 좋아한다. 친척 어른들이 제사가 어떻고 예가 어떻고 고리타분한 얘기하는 건 그다지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 공자에 대한 글들을 읽으면서는 완전히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지금 우리 일상 속의 유교적인 문화와 공자라는 인물은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논어'를 실제로 읽어 보고는 이런 생각이 더욱 굳어졌는데, 그 속에서 내가 만난 공자는 율법주의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이상가였다. 그는 '사람도 아직 섬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냐'고 하는가 하면 '사람이 되어 어질지 못하면 예악.. 더보기 네트워크를 활용한 저항적인 종교운동 학부 때 사회대 수업을 들으면서 쓴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무슨 수업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당시 이 글은 여기서 언급된 사이트들에 퍼날라져서 나름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글 중의 반기련은 사이트 도메인이 변경되었습니다. (여기) 세월이 흐르긴 흘렀나 보네요. 반기련의 버스광고 (뉴스앤조이) 도킨스는 이제 이분들의 아이콘이 되었네요. 네트워크를 활용한 저항적인 종교운동 -한국기독교의 사례를 중심으로- 종교학과 한승훈 들어가는 글 저는 모태신앙인이었습니다. …(중략)…이런 집안의 영향 속에서 저는 나름대로 교회 열씨미 다녔습니다. 교회에서 봉사도 하고, 기도도 드리고, 예배 참석하고....하지만 하나님이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2학년 겨.. 더보기 프롬과 나 지금은 거의 읽지 않지만, 10대의 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상가는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었습니다. 영화평론가도 하고 있던 국어선생님의 소개로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거나 『소유냐 존재냐』 같은 책을 읽은 게 시작이었습니다. 종교와 정신분석학, 맑시즘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확실히 그의 영향이었습니다. 특히 집을 떠나 정신적으로 강한 불안정함을 느끼고 있었던 스무 살 무렵에 『사랑의 기술』은 일종의 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강한 영향을 준 것은 그의 사상적 자서전인 『환상의 고리를 넘어서』였습니다. 이 책은 Trient Press에서 1962년에 나온 “나의 신조信條 총서叢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시리즈는 제목 그대로 여러 당대 사상가들의 사상적 신조를 담고 있습니.. 더보기 삼국시대 불교설화의 신통력 사례 조사 한국불교 수업에서 쓴 레포트입니다. 2005년에 쓴 걸로 보입니다. 도서관에서 삼국유사 한 권을 빌려다가 스킬로 자료 뽑아내서 하루만에 쓴 괴작입니다. 은 지금도 가끔 쓰지만 쓰면 쓸수록 난시가 심해지는 악마의 기술입니다. 삼국시대 불교설화의 신통력 사례 조사 들어가는 글 삼국시대 불교의 전래는 문화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종교사적으로는 불교의 전래를 통해 소위 무불교대(巫佛交代)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기존에 무당과 무속이 담당하던 많은 직능을 불교의 승려와 불교가 대신해서 담당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는 ‘대신’ 담당했다기보다는 일종의 경쟁 관계 속에서 불교가 기존에 무속이 하던 직능을 동시에 행하였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심지어 불교전래 초기에는 승려의 역할이 치병 등 주술.. 더보기 종교에 있어서 ‘살해’에 대하여 학부 때 지금 지도교수님이랑 학생 자율과제 프로그램하면서 “자율적”으로 번역해 간 글입니다. 르네 지라르를 읽고 있을 때였는데, 도서관에서 일본 종교학 학술지를 뒤적거리다 발견했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한 주장이 없는 가벼운 칼럼 정도의 글이지만 재미는 있군요. 저자인 와키모토 쯔네야脇本 平也는 불교학과 종교학 이론 분야에서 활동했던 학자입니다. 이 글에 나온 문제의식은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서 나온 『죽음의 비교종교학(死の比較宗教学)』에서 더 깊이 다뤄진 것 같군요. 宗敎學論集 23집, 駒沢宗教学会, 2004 수록 논문 종교에 있어서 ‘살해’에 대하여 와키모토 쯔네야(脇本 平也)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그리스도교를 시작으로, ‘살해’는 세계의 여러 종교에 있어서 중요한 테마의 하나가 되어 있다. 의례와 ..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